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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記

LH매입임대주택 결로 곰팡이 하자보수 신청기(보수가 된것도 아니고 안된것도 아니다...)

by 연쇄할인마 2021. 5. 26.

이제 와서 보니, 초기에 한창 성질내며 닦아낼때 찍은 몇장의 사진 외에는

곰팡이와의 전투가 일상이 되다보니 무뎌져서 사진이 별로 없는게 유감이다...

 

 

이사하고 한 달이 채 안되었을 무렵, 집 구석에 곰팡이가 피어오르는것이 눈에 들어와

전체적으로 살펴보니 생각지도 못한 곳곳에서 곰팡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잘 닦고 관리하면 되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며

'곰팡이 확인 및 닦아내기'라는 활동이 하루의 일과로 자리잡아가던 중,

문득 '이런 생활은 정상이 아님'을 인지하고 하자보수신청을 해야겠다는 판단을 하였다.

 

 

2021년 1월 11일.

 

하지만 상담원 통화는 연결되질 않고, 카톡 접수 역시 응답이 없었다. 

그러면 그렇지... 하며 연결 될 때까지 핸드폰을 붙들고있으니 간신히 연결이 되었고

예상했던대로 '결로와 그로인한 곰팡이는 하자가 아닙니다.'로 상담을 마무리 지으려고 하길래

'아닙니다. 이것은 하자로 인한 결로와 곰팡이입니다.'라고 어필했다.

그랬더니 확인해보고 다시 전화주겠다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고,

한시간 뒤쯤 누수로 접수를 진행해 주었다.

 

그로부터 3시간 뒤 관리업체로 추정되는 사람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 하며, 내가 살고 있는 빌라는 신축이기 때문에 하자보수는 시공사가 해줄것이라 했다.

누가 뭘하든 뭐라도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사진과 함께 대략적인 설명도 써서 보내주었다.

다시 1시간 뒤, 시공사쪽에서 연락이 왔고

환기가 잘 안된듯 하다, 바람이 실내를 관통할 수 있도록 양쪽으로 문을 열어둬야 한다.

난방으로 인한 온도차가 큰듯 하다, 보일러를 켰으면 켜서 그런것이고 껐으면 꺼서 그런것이다.

복도의 창문을 열어둬서 그렇고, 복도의 창문을 닫아서 그렇다.

신축이라 시멘트가 아직 안말라 물을 내뿜고 있어서 그렇다.

라며, 앞뒤가 안맞는 핑계만을 늘어놓았다.

둘째가 10월 30일생이니, 신생아를 위한 겨울철 그 흔한 가습기 한번을 곰팡이 무서워서 못틀고 살았는데.....

애초에 곰팡이방지를 위한 생활을 해야한다는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거 아닌가...?

더불어 난방을 저렇게 틀고 자꾸 환기하니까 남편이 추워서 옷껴입고들어가 문닫고 환기없이 생활한 방만 곰팡이가 피지 않았다.

복도쪽 벽면에 피어나는 곰팡이

아무것도 없는 벽면과 모서리에도, 가구들 역시 한뼘정도의 공간을 두고 배치해놨는데 거기로 피어오르는 곰팡이..

방 창문은 아예 열어놓고 생활했고, 현관 옆은.... 현관 옆까지도 환기가 필요한건가...? 현관인데..??

바닥 결로

현관쪽은 아예 물이 줄줄 흐르고(사진을 찍은것 같은데 못찾겠다), 자는 공간 바로 옆 바닥에 송글송글 맺혀있는 결로..

신발장의 나무틀에 피어오르는 하얀 곰팡이와 창문틀에 피어나는 검은곰팡이

신발장에 있는 신발에도 곰팡이가 뒤덮어서 싹 다 버려야했고,

창문 역시 아무리 닦아도 계속 생기는 물방울에 속수무책이였다..

 

싱크대 뒷면의 곰팡이 증식 양상

똑같은 방향인데, 시간이 지나니 나무쪽은 하얀색 곰팡이가 가득 피어있고, 벽면도 얼룩덜룩 곰팡이가 피어오른다.

싱크대 뒤쪽 벽이라 닦아낼 수도 없으니 정말 답이 없는 부분이다.. 

싱크대 바닥쪽 나무 곰팡이와 벽면 곰팡이

상황이 저렇다보니 싱크대 안에 있는 식기까지도 곰팡이로 오염된다는게 가장 치명적인 문제다.

냄새 역한것은 말할것도 없고..

 

아무리봐도 복도쪽 벽면 단열불량으로 인한 하자임이 명백한데

시공사측은 설계상 복도쪽 벽면은 단열제를 안넣어도 된다. 곰팡이는 락스로 닦아라.

정 신경쓰이면 곰팡이 방지 벽지를 발라주겠다. 정도로 제안을 하더라.

 

음...

이게 내 집이였으면 싸웠을테지만, 은행돈 가져다 빌려쓰는 입장이였기에

귀찮은데 그냥 적당히 살다 이사가버리지 뭐...  라는 생각에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러고 2개월하고도 보름정도 뒤......

뜬금없이 벽지아줌마라며 전화가 와서 온다고 해놓고 아무 소식이 었었다.

또 그러고 거의 2개월이 흘러....

또 뜬금없이 LH에서 하자보수가 지연되는듯 하다며 전화가 왔다.

접수하고 4개월이 조금 넘은시점이라 '갑자기 왜..?'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어쨌든 잊지 않아줘서 다행입니다.

상황을 묻길래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하니 알았다며 끊었다.

그로부터 13분뒤, 벽지아줌마가 '내일 벽지를 발라주겠다'는 연락이 왔고

다시 2분뒤에 시공사쪽에서 연락이 와서, 내가 연락을 안받아서 못해줬다 하더라- 고 하더라.

..?

벽지아줌마는 총 3번 전화가 왔었다.

3월 31일에 다음주 월요일에 가겠다- 해놓고 안왔고

5월 24일에 내일 해주겠다- 는 전화

어제라고 찍힌 5월 25일에 입구 비밀번호 묻는 전화.

(그마저도 10시에 오겠다 했는데 안오길래 이번에도 안오는건가... 30분까지만 기다려 봐야지... 하던 중

딱 30분에 온 전화였다.)

시공사쪽 역시 못받은 전화 없었고...

 

 

작업은 아줌마가 혼자 와서 곰팡이 피어있는 자리위에 약을 도포하고 덧방시공하였다.

그냥 그게 끝이다.

끝.

 

앞으로 올 장마와, 겨울에 또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것 같아 걱정되긴 하지만

다 귀찮다~ 될대로 되라지~ 

 

 

 

//

다른 집의 상황이 궁금하긴 했으나 윗집(아랫집이 아닌 윗집)에서 층간소음으로 몇번 항의를 해서

곰팡이 상황을 물어보기가 꺼려졌었다. (아랫집은 공실)

그러다 우연히 갈등이 해소되었고 말나온김에 겸사겸사 물어봤더니 똑같은 상황인듯 했다.

벽지를 자비들여서 발랐다고 하더라.

 

층간소음도 종종 윗집과 남편이 신경전을 벌이곤 했는데 정작 원인은 다른곳에 있었고,

지금 와서 보니 두 집 다 피해자인 입장이였다. 

나는 별로 신경쓰지 않아서 몰랐는데, 둘 다 층간소음으로 인해 잠을 못이루는 상황이였더라.

저녁 10시부터 들리는 애뛰는 소리와 성인 걸음소리가 윗집에서 나는 줄 알았으나, 알고보니 윗집에는 애가 없었다...

윗집 역시 저 소리를 우리집에서 나는 소리로 생각해 왔던것이였다. 

ㅋㅋㅋ 참 공동주택의 고질병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집이다. 

 

건물 앞 중국집 아저씨가 이 빌라가 순식간에 지어져 올라갔다고 했다. 그리고 바로 LH에 팔아넘겼다고 하더라.

음.. LH매입임대 신축 빌라는 거르는게 맞는건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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