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한번씩 하는 아르바이트중 하나인 마트 시식 판촉 아르바이트!
고정으로 하는 분들은 고정으로 잘 하지만, 나같은 성격이면 병원비가 더 나오는 일이기도 하다....
과일착즙음료 판매를 시작으로, 초콜릿, 오렌지, 아이스크림을 팔아보았다.
먼저, 병으로 된 음료수 시식 판매는 팔목에 치명상을 입힌다. 병이라 무거운것도 있고,
뚜껑쪽에서 흘러내리는 잔여 음료와 착용해야만 하는 비닐장갑의 조화로 병이 미끄러워 음료를 따르면서 힘을 더 주게돼
일주, 이주.. 하다보면 점점 손가락에 힘을 줄 수가 없어지기 때문에 몹시 추천하지 않는다.
덤으로 종종 매대에 있는것을 손님이 치고 가며 깨지는 이벤트도 발생한다.
한번은 한 아줌마가 들고있던 빽이 병을 밀고가서 떨어지는 전 과정을 내 눈으로 보기도 했는데,
반응이, 내 가방이 그랬을리가 없어! 정도였다. 그렇다고 거기에 정의감 불태우며 아줌마를 잡을 필요는 없다.
그냥 가만 서서 오토케스트라를 연주하면 마트 구역 담당자가 와서 깨진건 로스처리하고, 청소 해준다. ㅋ.
병당 가격이 8~9천원대여서 종류별로 시식만 하고 가는 사람이 많긴 했지만
혼자 장보는 30~40대 독신 추정 아저씨, 아이 부모, 건강에 관심이 많을듯한 중년 아줌마가 주로 사갔다.
초콜릿은.... 인간적으로 화이트데이에 페레로로쉐를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이 돌아다니는 슈퍼에서 파는건,
업체측에서부터 행사를 재고 해봐야 하는거 아닌가..... 심지어 화이트데이 행사 매대가 입구에 따로 마련돼 있었단 말이다!!
시식 없이 판매만 하는것이였고, 손님 자체가 엄청 드물며 내 주변에는 직원 자체도 없어
혼자 벌받으며 시간때우는 느낌이였다. 심지어 춥기까지 했다... ㅠ
안팔리는 와 중 살까말까 고민하는 아저씨들 꼬셔서 팔고, 유치원 선생님 선물을 고민 하는 아줌마들한테도 팔았는데
인상깊었던건 초등학교 저학년쯤으로 보였던 남자애 하나가 할머니, 엄마, 누나 준다고
자기가 모은 용돈을 다 털어서 사는것이였다.
어떨지 모르는 것이긴 하지만, 혹시 그 집 엄마가 비싼거 샀다고 타박할까봐 살짝 걱정이 됐는데
한편으로 선물이라면, 아무리 실속없는 소비를 했더라도 그 마음을 더 중요하게 봐줘야한다는것을 느꼈다.
뭐가 어떻게 되었든 선물을 받으면 그저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고마움을 표현하면 되는것이라는걸
그 아이를 통해 배운것이다! 크..
이후 판매의 양상에 대한 앙케이트 조사를 해달라 하길래 아주 성실하게 문제점을 꼼꼼히 짚어 주었다.
(형식상 하는것 같은데, 너무 부정적으로 써서 그런가..
이후 다른 행사땐 나 번거로우니까 자기(행사 담당자)가 써서 제출하겠다는 식으로 말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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