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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식품

[양갱/젤리] 초하 만들기

by 연쇄할인마 2016. 1. 28.

황도 통조림으로 병문안용 젤리 만들기


다리가 부러져 입원해 있던 아빠의 병문안 선물로 황도 통조림을 주문하였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 정신없이 휩쓸리다 보니 평소 안하던 주문 실수를 하였고

그렇게 받아든 2개의 통조림을 손에 들고 고민을 해야했다. 반품을 해, 말아?

일단 하나는 본연의 목적대로 환자의 쾌차를 기원하며 그냥 먹었고, 남은 하나는...

젤리를 만들어 병원에 선물로 돌리면 썩 괜찮겠다 싶어서 조리를 해보았다.

**

웬만한 강사보다는 제대로 쓰인 책 한권이 훨씬 가치 있다 판단했다.

그래서 학창시절의 나는 책을 값어치 있게 읽는 방법을 공부했고, 지금의 나는 무엇이든 독학을 할 수 있게되었다.

따라서 나에겐 수많은 스승들이 있는데, 그 중 화과자를 만드는 법을 일러주는 스승은 화과자대계라는 책으로

오늘 만들어 볼 화과자는 초하(初夏)라는 이름의 젤리다.


먼저, 실한천을 이용하는 양갱/젤리류를 만들기 위해선 

전 날 한천을 물에 불려두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기에

분량의 한천을 계량해 물에 불려둔다. 편의를 위해 실한천을 분쇄해 놓고 쓴다.

나는 7g의 실한천을 12시간정도 불려두었다.

재료는 책의 레시피를 참고하여 취향것 가감하였다는 것을 밝힌다.

그리고 다음날, 한 입 크기의 컵을 찾다가 소주잔이 눈에 띄었다.

소주잔에 종이호일(or 유산지)을 넣어 틀을 만들어 두었다.

( ; 해보니까 알루미늄 호일을 이용하는게 어쩌면 더 나을 수도 있어보인다...)

위의 선행 작업이 끝나면 재료를 계량하여 준비해둔다.

[ 물 450g, 황도통조림 한 캔, 설탕(갈색설탕 200g + 백설탕 150g) 350g, 

물에 불린 한천 (건상태일때 기준) 7g, 올리고당 35g. ]

백설탕만 넣으면 너무 달아서 갈색설탕을 혼합하여 쓰는데, 나처럼 갈색설탕을 첨가해놓고 백색의 투명함을 기대해선 안된다.

투명한 색감을 원하면 백설탕만 넣어야한다.

불린 한천을 넣은 물을 센 불로 끓인다.

한천이 다 녹으면

설탕 전량을 넣고 조린다.

얼마나 조려야 할지는 개개인의 감각에 맡겨야겠다. 

맛, 식감, 질감 등을 보고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그런 상태.. 를 경험을 통해 배워볼 기회다!

때가 되었다 싶으면 체에 한번 거르고

다시 끓이다가, 또 때가 되었다 싶으면 올리고당을 넣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액체를 편의상 A라 칭하겠다.

이 적당량의 A를 만들어 두었던 틀에 담고, 물기를 제거한 통조림을 첨가한다. 

다 담았으면

A가 굳기전에 종이호일의 끝을 말아 고정시키고 굳을때까지 기다린다.

완성!

초 여름의 맑고 투명함이 아닌, 가을 저녁의 농익음이 느껴지는걸 보면

내가 만든 저것의 이름은 초하가 아닌 추석이 아닐까..

풍성한 한가위가 될것 같은 비쥬얼이다.

어쨌든 포장을 해서

영감님 머겅. 두개 머겅.



역시 약갱/젤리는 필수적으로 낱개포장을 해야하고, 가능하면 박스 포장을 권장한다.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포장에 비용이 더 드는 선물이고, 받는 사람에게는 쓰레기가 많이 생기는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분명 만들기 쉬운 품목이긴 한데, 어째서인지 선물 받은 수제양갱치고 맛이 있는 양갱이를 먹어보질 못했다.

왜 하나같이 푸석푸석 퍼석퍼석한건지, 나는 도통 알 수가 없다.. 만, 많이들 그렇게 만들어 내는걸 보면

'처음(or 직접) 만든것 치고 이 정도면 먹을만 하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선물로 돌리는건 지양해야한다고 봅니다.

그건 아주 경솔한 선택이에요! 제발 ㅠ 주고도 욕먹을 짓을 왜 해요 ㅠ

직접 만든 양갱/젤리는 생각보다 훨씬 더 감동적인 맛으로, 사먹는것 보다 맛있어야 정상적으로 만들어 진것으로 볼 수 있겠다.

더불어 병원에는 다른 스케쥴 때문에 갈 수가 없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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